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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동아사이언스] 겨울 초입 백일해·RSV·독감의 동시 습격…비슷한듯 다른 호흡기 감염병


한 여성이 코를 풀고 있다. 콧물은 호흡기 감염병의 흔한 증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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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감염성 호흡기 질환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백일해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으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과 독감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20일 질병관리청은 올해 들어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 수가 폭증하면서 보건복지부 등이 참여하는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19일부터 구성해 가동했다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백일해 사망 통계 생산을 시작한 2011년 이후 국내 최초로 1차 접종 이전인 생후 2개월 미만 영아의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임신부·영아 돌보미 등의 백신 접종을 강조한다"고 당부했다.


올 겨울 각국 보건당국이 예의주시하는 호흡기 감염병들은 주로 환자와의 접촉과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원인 바이러스는 각기 다르며 증상에도 조금씩 차이점이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과 그렇지 않은 질환도 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그람 음성균)이 감염돼 발생한다. '흡'하는 소리, 발작,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2주 이상 독특한 기침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이나 기침을 할 때 튀어나온 비말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된다. 약물치료로 예방과 증상완화가 가능하다. 항생물질인 에리스로마이신을 잠복기나 발병 14일 내에 투여하면 증상을 완화하거나 막을 수 있다. 소아를 대상으로 예방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백일해와 함께 국내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두통, 발열, 인후통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나다가 3~7일 정도 지나면 38도 이상의 발열로 이어진다. 감기와 비슷하지만 기침과 열이 오래 지속되면 의심해야 한다. 소아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치료에는 마크로라이드계 항생 물질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2차 치료제로 독시사이클린이나 미노사이클린을 사용하도록 치료 지침이 개정됐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RSV 감염증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이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이 근처 세포와 막 융합을 유도한다는 특징이 있다. 증상은 콧물, 기침, 가래, 코막힘, 쉰 목소리, 쌕쌕거림, 구토 등이다. 성인은 감기 정도의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영유아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RSV 감염증만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와 백신은 없다. 기관지확장제나 해열제 등 대증치료가 이뤄지며 자연 회복을 기대해야 한다. 평생에 걸쳐 반복적인 감염을 일으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독감과 같이 4급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형 세가지가 존재하는데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고열,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감기와 비슷하게 발열 없이 기침만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에는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과 B형 모두에 작용하는 '타미플루'와 '페라미플루' 항바이러스제가 대표적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의 경우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항원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주를 공지하며 이에 따라 매년 다른 인플루엔자 백신이 개발·유통된다. 모든 성인은 매년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맞을 것이 권장된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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